(장송의 프리렌 작품 속 대사 중)
"50년 후에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할게."
"마법 수집을 계속할 거야. 100년 정도는 중앙제국을 돌아볼 예정이니까, 가끔 들러서 얼굴을 보여 줄게."
50년 후, 100년 후 나의 모습이 상상될까?
내일, 일주일 후 정도까지는 그나마 그려진다.
하지만 몇 십 년 후, 몇 백 년 후는 잘 상상 되지 않는다.
위 만화의 주인공인 프리렌은 본인의 몇 십년 후, 몇 백년 후가 그려졌기 때문에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프리렌의 말을 들은 힘멜, 하이터, 아이젠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프리렌에게 적용되는 시간과
힘멜, 하이터, 아이젠에게 적용되는 시간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시간이 많다 / 시간이 부족하다 / 시간이 없다 라는 말을 사람들은 한다.
그렇다면 "시간이 많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시간이 없다."라고 말 하는 사람은 무슨 차이일까.
서로가 시간의 양을 다르게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서로가 시간을 다르게 느낄까?
프리렌과 힘멜에게 주어진 생물학적 시간의 양은 분명 다르다.
** 프리렌은 엘프라는 설정으로 얼마나 살아왔는지, 앞으로 남은 수명이 얼만큼인지 알 수 없다. 오래 살아왔다는 정도만 안다.
그래서 프리렌과 힘멜의 시간 양은 분명 다르다.
그러면 우리들,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의 양은 다를까?
다르다.
하지만 알 수 없다. 비교해 볼 수도 없다.
다르다는 것은 알지만 얼마나 다른지 알 수도, 비교해 볼 수도 없는데,
왜 각자가 가진 시간의 양을 표현하는 말이 서로 다를까.
시간의 양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고 시간이 많다, 적다라고 말 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 행동 또는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과제가 너무 많고, 과제 제출 마감 시간이 당장 2시간 뒤이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다.
지금 나는 특별히 할 것(공부든, 게임이든, 운동이든, 어떤 생각이든)이 없다면,
그리고 특별히 언제까지 해야 된다는 제한도 없다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다.
그래서 위 2가지의 상황에 각각 속한 사람들은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게 느낄 것이다.
그리고 행동과 생각에도 차이가 있을 것 이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 많은 사람은,
해야 하는 행동을 신속하게 하면서, 어떻게 하면 빨리 끝낼지,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을지,
이런 상황을 안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하는 것이 없는 사람은
행동을 할 것이 없고, 생각할 것도 없다.
그저 앉아 있거나, 누워 있거나, 또는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시간이 다르다는 것은
행동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프리렌이 부럽다.
프린렌처럼 막대한 시간을 누리고 싶다.
그 시간 안에서 몇 백 년은 예술을 공부하고 싶다.
또 몇 백년은 책만 읽고 싶다.
또 몇 백년은 개발공부만 하고 싶다.
또 몇 십 년은 온갖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다.
또 몇 십 년은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면서 가만히 보고 싶은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싶다.
나는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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