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움을 탈출하기 위해 잡아든 도록이다.
탈출 : 어떤 상황이나 구속 따위에서 빠져나옴.
나는 빠져나오고 싶다.
무엇에서 빠져나오고 싶은지 알고 있다.
하지만 탈출은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지 않다.
나오고는 싶지만 나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알려주지도 알 수도 없다.
빠져나온 곳에 다시 갇힐 수도 있다.
이 도록에 수록된 작가분들의 작품들을 보며 생각한다.
다들 어디선가 나오려 하고 있고, 나와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분들의 이 외침은 누군가를 탈출 시켰을까.
누군가가 작품의 영향으로 탈출했다면 그 사실을 작가님을 알고 있으실까?
지금 나 빼고 다 탈출했고, 탈출한 곳에서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겨움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나를 보며 다들 내가 어떻게 탈출할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는 건가?
그래서 이런 나에게 이 책을 던져주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있는 건가?
이 도록을 읽으며 계속 난 생각한다. 갇혔다.
나갈 방법을 모르겠다. 아니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실행은 할 수 없다.
나는 이 도록에서 빠져나오고 싶다.
이 도록에 실린 전시가 벌어진 곳으로 가고 싶다.
갈 수 없다.
그래서 빠져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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